연초부터 독감으로 찌들었던 꽉 사장입니다. 모든 밸런스가 12월 중순을 기점으로 스르르륵 무너져 내려, 연말에 가슴 아픈 비행기 추락 소식을 마음에 묻고, 어찌어찌 살면서 가장 어수선한 마음으로 맞은 2025년! 무거운 몸을 훌훌 털고 가족 친지와 함께 석모도를 다녀왔습니다. 그중 소개할 만한 곳이 있어 포스팅합니다.
석모도 중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흰 건물. 예전엔 해수탕이었던 것 같은데, 인천상회라는 박물관이 되어 있었는데요. 석모리 노천 온천이 생기면서 망한 목욕탕 그 부지를 그대로 쓰는 내부. 외부 주차장도 여유롭습니다. 입장료도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저는 입장료가 있으면 눈을 찌푸리고 관찰하는 편인데, 결론은 무조건 한 번씩은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다 둘러볼 때쯤 사장님을 존경하게 됨.)
- 상호:인천상회
- 위치:인천 강화군 삼산면 삼산남로 604번 길 6-7
- 입장료: 성인 8000원/중고생 7000원/36개월-초등생 6000원/만 70세 이상: 5000원
- 주차장 넓~~~~~~~음
입장료를 내고, 기념품으로 쫀디기를 받는 순간 어떤 남자분이 가르침대(쇠막대기)를 들고 쏴--약 나타나서 깜짝! 설명을 시작합니다. 바로 “세상의 이런 일이”에서 수십 년간 이곳저곳에서 과자봉지를 수집해 오신 인천상회 사장님인데요. 아니, 박물관이니까 관장님이라고 해야겠죠! 아이들에게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십니다. 1900년도 초에 출시한 과자부터 라면, 봉지, 분유, 전단지까지 싹 모아서 액자에 끼워서 전시해 놓았답니다.
아니 이건! 우리 할머니집에 아직도 있는 신랑 신부 한 쌍! 종이학도 색깔별로 항아리에 진열해 놓은 센스!! 후라보노 등 옛날 껌까지 모아놓은 수집력에, 절로 존경심 뿜뿜! 이것은 단순한 직업의식으로 모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땅을 얼마나 파야 이런 옛 물건들을 찾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발굴부터 복원, 정보와 함께 기록해 놓는 자세까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엄청난 수집력에 감탄!!!
지금은 없어진 과자 브랜드도 많지만, 가루로 먹던 그 옛날의 불량식품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어린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신기해하고 막 만지고! 보통 박물관에 오면 “만지지 마시오”가 대부분인데, 이곳은, “만지고 제자리에!”입니다. 자유롭게 구경하고 사장님에게 언제든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사진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답니다.
아이들은 미니포켓볼을 치는 게 더 재미있나 봅니다. 이건 안 신기한데, 아이들이 즐길 수 있으니 어른도 행복!
추억의 과자 코너부터 전단지 존에서 더 들어오면 우리 어린 시절에 쓰던 물건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 있어요. 목욕탕을 개조한 느낌이 물씬 나네요. 다방 스타일의 테이블과 의자도 있고요. 암튼 집히는 물건, 보이는 물건이 모두 희귀템.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스낵 역사 박물관!
-과자부터 라면 사탕, 전단지, 음료까지! 세월을 품은 만물상
큰고모가 언젠가는 시집을 가게 되면 혼수로 준다고 할머니께서 미리 사두셨던 양은도시락들이 여기 다 있네요. 나름 캐릭터 도시락들은 비쌌다고 하는데, 저 찬합에 볶은 김치를 넣어서 난로 위에 데운 후에 쉐낏쉐낏하면 엄청 맛있는 김치볶음밥이 된다는 것을 아는 자, 늙은 사람인가요?!
훼미리병에 보리차와 결명자를 열심히 담던 어머니가 생각나네요. 생활을 흔적이 다 묻어 있는 것을 보니, 정말 최근까지 누군가가 쓰던 것 같아요. 봉지 하나하나도 소둥하게 걸어둔 사장님! 다시 한번 존경의 마음 뿜뿜!
추억의 전과!! 이제는 없어진 비디오테이프가, 인천상회에는 아직 반짝반짝 좋은 상태로 진열되어 있답니다.
한증막이었던 곳을 개조해서 게임기도 구비해 놓았고요. 군대용품도 모아놓았습니다. 군필자들 헌정코너.
요구르트아줌마 콘셉트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의상과 요구르트 가방도 준비되어 있고요. (홀린 듯 사진을 찍게 됨.)
벽돌폰부터 사이언, 스카이(잇츠 디퍼런트) 폰까지 쫙 진열해 놓았습니다. 어른이들이 만지작- 만지작!
곤로와 냄비들부터 옛날 타자기까지! 타자 치는 법을 사장님에게 배웠네요. 추억의 70-90년대 연예인들이 대문짝만 하게 박힌 잡지 커버룰 보는 재미도 쏠쏠!
막걸리병과 음료수병, 소주병, 맥주병 등 병 zone도 콤팩트하게 진열해 놓은 센스. 이 모든 게 다 땅 속에서 나왔다고요? 가끔 기증받은 품목이라고 된 옛 물건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사장님의 손끝에서 다시 빛을 본 것 들입니다. 정말 봉지는 오랫동안 썩지 않는군요. 이렇게나마 보존가치가 있는 작품들로 탄생하게 되어 다행입니다. 옛날의 배달 수단이었던 배달 자전거에서도 한 컷! 눈이 쉴 틈 없던 박물관!! 아이러니한 것은, 강화역사박물관을 들르려고 했었는데, 이곳만으로도 기력소진!
출구를 나오기 전에, 과거에 제가 자주 먹던 꾀돌이를 잔뜩 사 옴. (과자 끊었는데 새해부터 망-)
사장님은 현재에도, 미래 어린이들에게 보여줄 무언가를 끊임없이 모으는 것 같았는데요. 벌써 푸디버디라면과 빽라면도 진열해놓으심! 20년 후 아이들이 구경 왔을 때는, 현재 유행하는 캐릭터들과 뉴진스, 아이브 같은 그룹을 보며 추억할 날이 오겠죠?!!
총평
- 가족단위로 구경하기 좋은 곳!
- 볼거리, 체험거리, 사진 명소로 좋아요
- 아기들을 위한 뽀로로 세발자전거도 구비
- 우표모음은 물론......포켓몬도감도 있음(하츄핑 친구들도 모으고 계실 듯)
- 아무튼 이곳은 레전드...국공립 박물관을 통털어 넘사벽이었음
인천상회 (10:00~19:00 / 토일 22시 마감/ 매주 화요일 휴무)
공감과 하트는 힘이 됩니다
새해에도 좋은 정보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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